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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여의도칼럼 - 창조경제연구회(2013.02.05) - 이민화 벤처기업협회 명예회장

| 조회 1343 2013.02.13 22:54

2009년 미국발 금융위기 여파가 채 가시지 않은 경제 환경 속에서 작은 모임인 ‘창조경제연구회’를 시작했다. 최빈국에서 최단 시간에 2만달러대 중진국 진입 이후 정체상태에 빠진대한민국의 선진국 진입 전략을 찾는 것이 목표였다.

 

경영 석학 마이클 포터 하버드대 교수는 요소경제에서 효율경제를 거쳐 혁신경제로 발전한다는 경제발전단계이론을 제시한 바 있다. 연구회는 여기에 시대 변화의 본질을 파악해 통상적인 혁신경제를 넘어 창조경제라는 일류 국가 진입의 지름길을 찾고자 한 것이다.

 

혁신경제와 창조경제는 무엇이 다를까.

 

혁신에는 두 가지 요소가 있다. 창조적 아이디어와 강력한 실천력이다. 지금까지 혁신에서 이 두 가지 요소 중 대체로 실천력이 더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다.

 

아무리 좋은 창조적 아이디어가 있어도 구현을 위해서는 막대한 투자가 필요했다. 새 연구를 위해서는 실험 설비를 구비해야 하고, 시험생산하기 위한 파일럿 플랜트가 필요하며, 대규모 생산시설과 이를 판매하기 위한 판매조직이 있어야 했다.

 

필자의 메디슨 창업 당시만 해도 핵심 기술 구현보다 키보드, 케이스 등 주변 기술 구현에 훨씬 더 많은 시간과 돈이 투입됐다. 여기서 세상은 한 발 더 나아갔다. 창조적 아이디어를 구현하는 비용과 시간이 감소하기 시작한 것이다.

 

즉, 혁신 생태계 중심의 창조경제가 움트기 시작했다. 창조경제란 단어는 2001년 존 홉킨스가 영국에서 처음 주창했다. 영국은 IT버블 붕괴 이후 새로운 산업을 문화 콘텐츠와 같은 창조산업 중심으로 발전시킨다는 전략을 짰고, 모든 사람들이 창조적 업무에 몰입하는 경제구조를 창조경제라고 불렀다. 실제 해리포터와 같은 막대한 문화수출을 하는 영국 입장에서는 매우 훌륭한 전략 설정이 아니었던가 한다.

 

하지만 창조경제연구회는 모임을 거듭하면서 창조경제의 개념을 더 확장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이유는 바로 생태계 기반 혁신 때문이다. 수많은 전략적 제휴와 아웃소싱이 창조적 아이디어의 구현을 극적으로 쉽게 만들어 줬다.

 

대표적인 예가 아이폰이다. 아이폰이 앱스토어를 열기 전까지 컴투스나 게임빌과 같은 모바일 게임업체들은 전세계 개별 통신사에 상이한 피처폰을 상대로 게임을 올리기 위해 악전고투를 거듭하고 있었다. 아무리 열심히 뛰어도 규모의 경제가 되지 못했다.

 

그런데 앱스토어는 전세계 단일 플랫폼으로 통신사업자와 관계없이 창조적 아이디어에 의거한 앱을 올리면 간단히 유통이 된다. 유통 장벽도 더 이상 문제가 안되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는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소프트웨어, 즉 메타 기술의 발전이 이를 가능케 했다. 소프트웨어 생태계에서 수많은 오픈 소스 프로그램들이 공유되고 있다. 이들 오픈 소스를 활용하면 과거 IBM의 방대한 연구진들이 하던 수준의 제품을 개인이 일주일이면 만들 수 있다. 하드웨어도 상황은 돌변하고 있다. 이제는 하드웨어의 개발 플랫폼이 형성돼 있다. 수많은 벤처기업들에게 필요한 요소 기술들을 제공한다.

 

결과적으로 창조성이 혁신을 좌우하게 된 것이다. 연구회는 그래서 이제 작은 창조기업과 거대한 플랫폼 기업이 융합하는 새로운 경제를 창조경제라고 자신있게 정의할 수 있다.

 

이민화 벤처기업협회 명예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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