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숙경 | 조회 1365 2013.02.13 22:50
이공계 대통령의 출현은 과학기술계의 변화와 혁신으로 귀결돼야 한다. 한국 이공계의 대표적 조직인 `과학기술단체 총연합회(과총)` 역시 이공계가 국가발전의 원동력이 될 수 있도록 뼈를 깎는 자기혁신이 이뤄져야 한다.
과학기술 부문은 창조경제의 핵심기반으로서 국가의 신성장동력을 이끌어야 한다. 이런 과정에서 과총은 산학연 협력과 과학기술계에 대한 실질적 지원을 이뤄내야 하는 책무를 안고 있다.
새 시대를 이끌어갈 과학기술계 단체의 장으로서 경영능력과 추진력을 겸비한 역량 있는 산업계 출신을 선출하는 것도 변화의 출발이 될 수 있다. 과학기술단체의 수장에 상징적인 원로 과학자보다 추진력 있는 기업 CEO 출신을 기대하는 배경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국정과제인 일자리 창출은 산업계가 주축이 되어 학계와 연구계가 힘을 실어야 가능하다. 산학연의 적극적 협력 프로그램을 구축하고 대학과 연구소 내 창업 활성화를 위해 과학단체의 기업가적 사고와 역할이 보다 중시돼야 한다.
둘째, 기업은 현장 맞춤형 인재를 원하지만 대학은 진리 탐구라는 나름의 역사적 소명이 존재하기에 이를 연결해주는 가교가 필요하다. 대기업과 중견기업에서는 사내 대학의 설립을 자유롭게 활성화하고, 대학교육을 내실화하는 역할을 학회를 중심으로 추진하도록 함으로써 학문적 이상과 산업현장을 연결하는 대안도 검토해볼 시점이다. 학회 활성화를 위해서는 기업가적 경영마인드를 가진 과총리더십의 후원이 절실하다.
셋째, 과학기술계는 이제 연구실에만 안주해서는 안 되며 시대조류의 변화를 읽는 안목과 국가와 사회의 미래를 보는 식견이 있어야 한다.과학기술인들이 청년들에게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다가가 진정한 멘토 역할을 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이공계 기피 의식도 더 이상 설 자리가 없어질 것이다. 이와 함께 청년들이 도전과 실패에 대한 두려움에서 자유로워야 변화와 혁신에 나서게 되므로 기업가정신 함양이 과학기술계가 제공하는 청년멘토링의 미래 화두가 돼야 한다.
과총이 과학기술자보다 정부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데 앞장선다는 오래된 비판에서 벗어나 민간 과학기술계를 대표하는 기관으로서 중추적 역할을 하기 위해선 변화가 필요하다.
이민화 KAIST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