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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金), 당분간 약세 예상

| 조회 1993 2013.05.21 21:10

I. Bear market의 서막


금융위기 이후 금 값 상승의 배경
금융위기 이후 FED는 전례없는 파격적인 통화완화 정책을 시행했다. 3차례의 양적완화와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를 단행했고, 2014년 말까지 0~0.25% 범위의 기준금리 수준을 고수할 방침을 밝혔다. 2008년12월부터 FED는 본격적으로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실시하였고, 미 연방준비은행의 총 자산은 9,120억 달러에서(‘08년 3월)에서 3,3조 달러(‘13년 5월)까지 증가했다. ECB(유럽중앙은행)와 BOE(영란은행)를 비롯한 주요국 중앙 은행들 또한 대대적인 유동성 확대 정책에 동참하여 금융시장 신용경색 해소에 주력하였다.


금융위기 이후 금 가격의 상승은 주요국 중앙은행의 공격적인 유동성 공급에 따른 결과였다. 금융시장의 불안이 반복되면서,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유동성 공급은 글로벌리 화폐가치 하락에 대한 헷지수요를 자극했다. 각국 중앙은행들은 외환보유 포트폴리오의 다각화를 위해 금을 매입했고, 헤지펀드들은 금 ETF를 통해 금 가격 상승에 경쟁적으로 베팅을 했다. 중앙은행의 금 매입과 금 ETF로의 자금 유입, 중국·인도를 중심으로 한 실수요 등이 결합되면서 금 가격은 강세는 나타냈다.

최근 헤지펀드들의 대규모 금 매도 공세
금융위기 이후 지난 4년간 상승세를 나타냈던 금 가격이 하락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4월 15일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는 금 선물가격이 10% 가까이 폭락하며 1980년 이후 33년 만의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급격한 금값의 하락으로 인도, 중국을 중심으로 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으나, 매
수 강도는 점차 약화되고 있다. 지난 4월 급락 이후, 실물 금 수요는 회복세를 보였으나 금 ETF의 환매 및 달러 강세로 금 가격은 회복세를 이어가지 못 하고 있다


글로벌 헤지펀드들은 지난해 말을 고점으로 금 ETF 보유량을 지속적으로 축소하고 있다. 16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따르면, 1/4분기 소로스 펀드 매니지먼트는 지난해 4/4분기 금 ETF의 투자 규모를 55% 대폭 축소한 데 이어 ‘SPDR Gold Trust’ 지분을 12% 축소, 53만 900주로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초부터 금과 연계된 ETF의 금 보유량은 약 448톤 가량 감소했으며, 올해 들어 ETF의 자산 규모는 420억 달러 이상 급감했다. 또한 금 값의 급락에 맞물려 글로벌 금 광산 업체들의 시가총액 역시 연초 이후 40% 이상 하락했다.

 

금에 대한 투자 모멘텀 공백
금의 경우 원자재의 성격보다는 금융재화의 성격이 강하며, 공급이 제한적이고 비탄력적이기 때문에 수요 위주의 가격이 형성되어있다. 역사적으로 금 가격은 크게 실수요, 통화가치 하락에 따른 헤지수요, 안전자산수요, 인플레이션 헤지 수요에 따라 변동해왔으며, 향후 금 시장의 약세장 진입 여부를 살피기 위해서는 투자 목적에 따른 금수요의 향방을 살피는 일이 중요하다.


현재 실수요를 제외한 금의 투자 매력도는 떨어지는 상황이다.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을 부각시킬 수 있는 이벤트들은 감소한 반면, 금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인플레이션 위험은 두드러지지 않기 때문이다. 금 투자에 대한 모멘텀 공백이 나타나는 가운데, 지난 4년간 금 가격 상승랠리를 주도했던 헤지펀드들의 금 ETF 매도 물량이 출회되고 있다. 최근의 금 값 폭락이 실수요를 자극하긴 했지만 재차 가격상승을 견인하기에는 힘들 것으로 판단한다. 귀금속 수요는 가격에 민감하기 때문에 가격이 상승할수록 모멘텀이 둔화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실수요 차원에서의 저가 매수세가 추가적인 금 값의 하락을 저지했으나, 최근에는 금값의 하락을 제한했던 실물 금 수요도 점차 감소 하고 있다. 따라서 실수요에 의한 금 가격 상승랠리를 주도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II. 위험자산으로의 자금 이동.

Need for 'Safe Haven' fades
금은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주식(위험자산), 채권(안전자산)과 같은 금융자산은 물론 다른 실물자산의 가격과도 상관관계가 낮아 즉 포트폴리오 분산 측면에서 유용했다. 동시에 금은 안전자산으로서의 고유 성질을 동시에 갖추어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증폭 될 때마다 안전자산으로서 각광받았다. 미국의 부채 관련 협상의 지연과 유럽 재정위기 불안이 지속되면서 시장참여자들의 안전자산 회귀 현상이 나타났고 금값은 치솟았다.


키프로스 구제금융 합의와 이탈리아 정국 구성 위기 이후 유럽 재정위기의 여파는 다소 진정되는 분위기다. 유로존 금융기관들의 달러 조달비용을 시사하는 Swap Basis 역시 금융위기 발생 이후 가장 안정된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안정된 유로존 자금시장과 금융기관 여건을 감안하면, 전염효과가 발생하며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확대시키는 뇌관으로 발전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을 부각시킬 수 있는 이벤트들은 감소함에 따라 금의 안전자산으로서의 매력은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Risk goes on, Risk goes off
세계 최대 채권펀드인 핌코사의 최고책임자인 빌 그로스는 ‘채권 시장의 강세장이 지난 4월 이후 끝났다’ 라는 발언을 했다. 글로벌 자금들이 안전자산에서 위험자산으로 이동하면서 다우지수와 S&P 500 지수는 연일 사상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인식되는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최근 반등세를 나타내면서 2%에 근접한 상황이다. 현재의 상황을 두고 ‘Great Rotation’ 진입으로 판단하기에는 이른 시점이지만, 금융시장 곳곳에서 ‘Risk on’ 신호들이 지속적으로 감지되고 있다.


미국 경제는 일정부문 소프트패치를 나타내고 있으나 예상보다 강한 탄력성을 보여주고 있다. 재정감축으로 인해 개별지표간의 혼조와 변동성이 나타나고 있으나, 주택경기 회복을 바탕으로 한 미국 경제의 평균적인 추세는 여전히 긍정적일 것이다. 재정감축에 따른 영향이 상반기에 일단락되고 하반기에 주택시장 및 금융부문의 회복세가 가속화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제 속도의 완만한 회복으로 펀더멘털과 주식 시장간의 연결고리는 점점 단단해지고 있으며, 이는 안전자산의 가격에 지속적인 하락압박을 가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 심리가 점차 확산되면서 향후 금 투자에 대한 유인은 감소할 것이다.

 

III. 인플레이션 압력의 약화

GDP갭이 (-)인 상황에서 인플레 압력은 제한적
통상적으로 중앙은행이 양적완화 정책을 단행하면 인플레이션을 유발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막대한 유동성을 공급했음에도 현재 인플레이션 상승 우려는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게 된 근본적인 원인은 실제 성장률이 잠재 성장률에 못 미쳤기 때문이다. 글로벌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그 속도는 매우 완만한 상황이다. 지난 4월 미국 실업률은 7.5%로 지난 2008년 1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 하였으나, 자연실업률 수준인 6.5%를 여전히 상회하고 있다. 이는 여전히 실제 실업률이 자연실업률 보다 높은 상황이며 급격한 수요견인 인플레이션 압력이 낮다는 점을 시사한다. 즉 인플레이션의 헷지수요가 자극되기 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금 투자의 매력은 떨어진다. 미국 실업률이 자연실업률인 6%선을 하락 이탈하는 시점부터 수요견인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질 것이며, 2014년 하반기 정도에 이르러야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서의 금 투자가 부각될 것이다.

 

Anchored Inflation Expectations
금의 가치는 통화가치의 하락 시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경향을 띠어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활용되어 왔다. 그러나 현재 글로벌 경기 전반에 인플레이션 압력은 미미한 상황이다. 또한 셰일오일, 셰일가스 등의 비전통 에너지원의 확산은 에너지 가격을 하향 안정화 시키면서 물가 상승압력을 낮추고 있다.

3차례의 양적완화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기대 인플레이션은 제한된 상승을 보이고 있다. 최근 들어 일부 시장 참가자들이 3차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을 공격적으로 반영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미국 경제는 FED가 목표로 하는 수준의 회복을 보이지는 못하고 있으며, 최근에 발표된 인플레이션 지표는 FED에 정책적 여력을 확보해주고 있다. FED는 경제 성장률이 잠재성장률에 근접하는 시점, 즉 실업률이 자연실업률(6.5%)에 근접하는 시점에 출구전략을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점을 고려했을 때 최근의 FED의 양적완화 조기 축소 가능성은 연기되거나 더 점진적으로 단행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해서 양적완화 정책 유지가 금 가격의 추세적 상승으로 이어지지는 않을것 이다. 자연실업률에 비해 여전히 높은 실제 실업률은 임금 상승률을 제한하기 때문에 급격한 수요 견인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IV. Not enough Physical Demand

실수요만으로 금값을 지지하기에는 역부족
최근 ETF발 자금 이탈로 금값의 하락은 지속됐으나, 실수요를 중심으로 한 인도·중국의 저가매수세가 계속 유입되어 금 가격을 지지했다. 그러나 실물 금 수요만으로는 금값을 떠받치기에는 역부족일 것으로 판단한다. 귀금속 수요는 가격에 민감하기 때문에 실수요에 따른 금 가격 상승은 가격이 상승할수 록 모멘텀이 둔화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수요 차원에서의 저가 매수세가 추가적인 금 값의 하락을 저지했으나, 최근에는 금값의 하락을 제한했던 실물 금 수요도 점차 감소 하고 있다.

 

금 공급은 감소하고 있는 추세지만, 금 시장에서는 채굴된 17만 1300톤의 금 대부분이 여전히 유통되고 있기 때문에 공급 축소로 인한 가격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고금 회수를 통한 금 공급이 2010년을 정점으로 점차 감소하고 있다. 고금회수는 가격 탄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통상 고금
회수의 고점은 가격상승세의 말기로, 고금 회수의 저점은 가격하락세의 말기로 간주한다. 금 가격 변화에 따른 고금 회수량 증감에는 시차가 존재하는 것을 감안하면, 금 시장이 약세장에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인다.

 

인도의 금 수요 감소 가능성
힌두교 결혼 길일을 앞둔 인도의 계절적 수요와 미국 금화 판매 호조, 중국의 금 사재기 등이 지난 4월 이후 금 가격 반등을 견인했다. 미국 1분기 귀금속 수요의 경우, 경기 회복세에 힘입어 7년만에 전년동기 대비 증가를 나타냈다. 또한 최근 국제 금값이 떨어져 중국의 금 수요가 크게 증가했다. 올해 1
분기 전 세계 금 소비량은 13% 감소한 반면, 중국의 1분기 금 소비량은 전년 동기대비 20% 증가했다. 인도와 달리 중국 내에서는 귀금속 수요보다는 골드바, 골드코인 등의 투자 목적 수요 증가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언론에 따르면 16일 세계 최대 금 소비국인 인도 정부는 금 수입 제한조치를 취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지난달 금, 은 수입이 전년대비 138% 폭등해 4월 무역적자액이 3월대비 72% 상승한 178억 달러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이미 인도는 루피화 하락 및 금 수요에 따른 국제수지 악화에 대응하기 위해서 지
난해 금 수입과 소비에 대한 세금을 ‘2%→ 4%’ 로 인상한바 있다. 또한 지난해 12월에는 인도중앙은행이 나서서 금과 관련된 상품 투자를 위한 은행대출을 제한했다. 금 수요를 억제하는 정책으로 인도의 금을 구입하는 문화적 기반이 바뀐 것은 아니나, 분명 인도 실수요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부분이다. 인도의 금수요는 ‘아크샤야 트리티야’ 축제일인 지난 13일 이후부터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 또한 인도 정부의 추가적인 수입 제한 조치가 발표 전에 금 사재기를 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인도의 계절적 수요가 둔화되는 6월부터 금값은 추가적인 조정을 받을 수 있다고 판단한다.

 

신흥국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 비중 확대
최근 국내를 비롯해 러시아, 터키, 카자흐스탄 등 신흥국들의 금 보유량이 증가하고 있다. 달러화와 유로화 자산에 집중해온 국가들이 자산 포트폴리오 다변화 차원에서 금 매입을 단행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2011년 13년만에 처음으로 금 40톤을 매입하였고 올해 3월말 기준으로 104.4톤 가량까지 확대했다. 미 달러 보유 비중이 높은 신흥국들은 ETF의 금 매도세와 상관없이 올해와 내년 계속 금을 매입할 가능성이 높다. 중앙은행의 금 매입은 금 가격을 지지해줄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중앙은행의 금매입은 외화보유액의 통화·상품 다변화 차원에서 중,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루어진다. 단기적인 가격 상승 베팅을 노린 투기적 성향의 매입과는 목적을 달리 하기 때문에, 중앙은행의 금 매입이 금 가격 상승을 주도한다고 보기에는 어려울 것 이다.

 

V. How low will gold go?


펀더멘탈 저점은 $1,260선일 것으로 추정
금융위기가 재발하지 않는 한, 금값의 추세적 상승이 나타날 시점은 시장 참여자들의 인플레 기대심리가 상승하는 시기일 것이다. 이 시기는 2014년 하반기일 것으로 예상되며 FED가 양적완화 종료 시점을 언급한 시기와 일치한다. 현재로서는 ‘실수요’, ‘안전자산수요’, ‘인플레이션 헤지 수요’ 그 어느 요인도 금값 상승 국면을 형성하기에 어려울 전망이다. 지난 4월 폭락 이후 금값을 지지했던 실수요에도 둔화 조짐이 보이고 있고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위험자산으로의 자금이동이 나타나고 있다.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있으며, 재정 긴축을 고집했던 유로존마저 성장 모색으로 스탠스를 전환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시장참여자들의 위험선호 심리가 확산되면서 금은 안전자산으로서의 매력을 상실했다. 또한 주요국의 대규모 양적완화에도 불구하고 금 투자자들이 기대했던 인플레이션 심리는 뚜렷한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지 못하다,


그렇다면 금은 어디까지 하락할 것인가? 금과 같이 변동성이 큰 원자재 가격의 저점을 예단하기는 대단히 어렵다. 다만 기술적 분석 및 펀더멘탈 두가지 측면을 고려했을때, 향후 금 가격은 1,260$/oz 선이 저점일 것이다. 1분기 기준으로 주요 금광회사의 평균 금광 채굴 비용은 약 771$/oz으로 나타났으며, 지난해 기준으로 자본 비용 등을 감안한 전체 유지비용 중간값은 1,264$/oz, 평균값은 $1,201/oz로 나타났다. 즉, 금 가격이 금광 회사의 유지비용을 하회할 경우가 저가 매수의 영역이라고 보인다.


기술적 분석 측면에서 보았을 때 역시 1,260$/oz 선이 중요하며 1,260$/oz을 하회하는 경우 1,170$/oz선까지 재차 하락 가능성이 있다. 올해 금 가격은 1,260~1,420$/oz 선에서 형성 될 것으로 판단한다. 금값이 1,260$/oz 선 하회 시 저점매수, 1,400선으로 기술적 반등 시 매도를 취하는 밴드 플레이 전략이 유효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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