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숙경 | 조회 2690 2013.05.30 20:54
지하철 9호선의 요금 기습 인상으로 시작된 '맥쿼리인프라 VS 박원순' 대결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1차전 승리를 거뒀다. 서울행정법원은 30일 맥쿼리한국인프라투융자회사(맥쿼리인프라)가 주요 주주인 서울시메트로9호선(주)이 제기했던 운임 신고 반려 처분 취소 소송에서 "서울시의 운임 신고 반려 처분이 적법하다"고 원고 패소 판결했다.
그러나 '9호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앞으로가 중요하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 2005년 서울시장 시절 체결했던 불공정 계약, 즉 이 전 대통령이 박았던 '대못'을 박원순 시장이 뽑을 수 있을지 여부가 주목된다.
서울시가 언급한 '잘못된 구조'는 어떤 것일까? 현재 9호선은 맥쿼리자산운용의 관계 회사인 맥쿼리인프라가 24.5%를, 현대로템이 25%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이들이 9호선을 운영하는 주요 주주인 셈이다. 맥쿼리는 9호선에 후순위 대출 330억 원을 빌려주고 15%에 달하는 높은 이자 수익을 내고 있기도 하다.
특히 문제는 최소운영수입보장(MRG) 조항이다. 서울시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을 지내던 2005년 5월, 맥쿼리 측과 9호선 실시 협약을 맺으면서 MRG 조항을 삽입했다. 이 때문에 서울시는 맥쿼리에 매년 적자를 보전해 줘야 한다. 9호선은 이미 지난 3월 말, 540억 원의 지난해 운영 적자 보전금 지급을 서울시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소운영수입보장금 500억 원과 무임 승차 지원금 40억 원이다. 가만히 있으면 수백 억의 혈세가 줄줄 샐 수 있는 상황이다.
서울시는 향후 맥쿼리인프라와 협상을 통해 지하철 9호선의 수입 보장률을 현행 8.9%에서 대출 금리 수준인 5%대로 낮추겠다는 방침을 정한 상태다. 이와 함께 서울시는 요금 결정권을 서울시로 이전하는 등 사업 재구조화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 측은 "사업 재구조화는 지하철 9호선을 이용하는 시민들에게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서비스를 제공함과 동시에 시의 재정 부담을 최대한 줄여가는 것이 목적"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또 1000억 원 규모의 시민 펀드를 조성해 9호선 운영에 참여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도 세웠다. 일각에서는 맥쿼리인프라를 운용하는 맥쿼리자산운용이 주식을 팔고 손을 뗄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맥쿼리 측은 이 같은 관측에 대해 손사래를 치고 있다.
서울시는 올해 500억 원의 혈세 중 얼마나 아낄 수 있을까. 박 시장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http://www.pressian.com/article/article.asp?article_num=2013053017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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