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숙경 | 조회 1468 2013.02.25 22:13
1993년 2월 노태우 후임으로 대한민국 제 14대 대통령에 취임한 김영삼.
대통령에 취임할 무렵부터 김영삼은 일부 측근들과 함께 비밀리에 무언가를 꾸미고 있었는데
김영삼이 대통령에 취임한지 얼마 안되어 당시 기무사령관인 서완수를 호출하여
"앞으로 보고할 일 있으모 내랑 독대하지 말고 국방장관 거쳐가꼬 보고하시오" 라고 지시를 내렸다.
그리고 그 해 3월 5일 육사 제 49기 졸업식에 참석하여 연설 때 언급하길
"임무에 충실한 군인이 조국으로 부터 받는 찬사는 그 어떤 훈장보다도 값진 것입니다.
그러나 올바른 길을 걸어온 대다수 군인에게 당연히 돌아가야 할 영예가 상처를 입었던 불행한 시절이 있었습니다.
나는 이 잘못된 것을 다시 제자리에 돌려놓아야 한다고 믿습니다.
나는 오늘 이 자리에서 국군의 명예와 영광을 되찾는 일에 앞장설 것을 여러분에게 다짐합니다."
이것은 김영삼이 단행하려는 그 무언가에 대한 조용한 선전포고 였다.
3월 8일 김영삼은 국방부 장관 권영해를 청와대로 호출했고 김영삼이 권영해에게 묻기를
"군인들은 그만둘 때 사표 같은거 제출합니까?"
이에 권영해는 "군대는 사표 그런거 없고 오직 인사명령에 따라 그만둘 각오를 항상 갖고 있다" 라고 답했다.
그 말을 들은 김영삼은 "아 그래요, 내가 오늘 육참총장하꼬 기무사령관을 갈아삐라고 합니다. 권장관이 후임을 골라보시오"
라고 단박에 지시를 내렸다.
그 결과 육참총장 김진영과 기무사령관 서완수가 창졸간에 연합사 부사령관 김동진, 기무사 참모장 김도윤으로 바뀌었고
전임자들은 전격해임의 형태로 옷을 벗었다. 이때 걸린 시간이 단 네 시간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으니...
4월 2일 안병호 수방사령관, 김형선 특전사령관이 전격 경질되었고, 4월 8일 사령관급, 4월 12일 사단장급으로
대대적 인사가 단행되면서 대부분의 별들이 옷을 벗고 군문을 떠나야 했다.
이 때 목이 달아난 인물들의 공통점은 바로 "하나회" 소속이라는 것.
김영삼은 애초부터 하나회의 존재를 국가의 안위를 갉아먹는 암적인 존재로 규정하고
그들을 한방에 날려버리기 위해 믿을 만한 측근들 하고만 어떻게 할 지 의논하며
조용히 칼을 갈고 있었던 것이다.
금융실명제 실시 또한 그랬듯 하나회 숙청도 지극히 김영삼 답게 물밑에서 조용히 준비하다 확 터뜨려 버린 것이다.
아무튼 어찌어찌 남은 하나회 출신 장군들과 영관급 장교들이 투정에 가까운 반발을 보였지만 계란에 바위치기 였고
그 해 7월 경 단행한 2차 숙청으로 장군들은 전부 모가지 당하고 남은 영관급 장교들도 이후 인사상 불이익을 받으며 도태당했다.
한가지 아이러니 한 사실은 2차 숙청 시 적극적으로 하나회 출신 인사들의 배격에 나선
이병태 당시 국방장관도 하나회 출신이었다는 것(살아남으려고 꼬리자르기 한득).
이 당시 하나회 숙청에 깊이 관여했던 아들 김현철이 권력의 핵심으로 떠올랐다가 정권 말기 비리혐의로 추락하긴 했지만
어쨌거나 하나회를 뼛골까지 인수분해 한 것은 김영삼의 업적이 아닐 수가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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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갤닷컴에서 '영혼이썩은즈질'님의 글을 긁어 옴.
어쨌거나 문민정부라는 대의에는 충실했던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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