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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기고문] 여의도칼럼 - 현상과 본질(2013.1.24)

| 조회 1370 2013.01.31 21:46

아래 글은 이민화회장님께서 이데일리에 기고한 '현상과 본질'이라는 기고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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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단순하고도 쉬운 답을 원한다. 최소의 노력으로 최대의 효과로 올리는 방법이 바로 단순하고 쉬운 답을 얻는데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세상을 들여다보면 의외로 단순한 것은 어렵고 쉬운 것은 복잡하다. 바로 현상과 본질의 차이다.


많은 분은 바닷가에서 온갖 형상의 파도를 바라보며 대자연에 빠져 든다. 그 다양한 파도는 매우 단순한 하나의 원리에서 나온 결과다. 바로 호이겐스의 원리다. 마찬가지로 스마트TV, 스마트폰 등 온갖 IT 기기들은 맥스웰 방정식이라는 매우 단순하고도 아름다운 방정식의 다양한 현상이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원리와 같이 이 세상의 본질적 원리는 매우 단순하고 아름답기까지 하다. 그러나 그 본질을 이해하는 것은 대단한 지적 노력이 필요하다. 음양오행의 동양철학도 매우 단순하고 아름다우나 그 이해는 쉽지가 않다. 우리 대한민국 고유의 천지인사상도 단순하고 아름다우나 그 본질을 이해하는 것은 그다지 쉬운 일이 아니다.

반면, 현상은 매우 쉽다. 복잡한 시장 경제의 어려운 본질을 이해할 필요는 없다. 간단한 정답만 외우면 된다. 기업경영도 마찬가지다. ‘포털에 투자하라. 소셜 커머스가 기회다.’와 같은 단순한 보고서를 따라하면 성공할까? 수 많은 성공기업 겉으로 보이는 결과를 따라하면 대부분 실패한다. 한국의 수백 개의 포털, 소셜커머스 중 성공한 기업은 두 세 개에 불과하다.

성공기업의 경영자들은 비슷한 상황이 된다고 했을 때 과거와 같은 행동을 하지 않을 것이다. 흔히 얘기하는 벤치마킹의 한계다. 기업경영의 본질적 요소 중 약간의 변수만 달라져도 현상은 완전히 달라진다.

현상은 완전히 똑같은 문제에는 정답이 될 수 있으나 주변 조건이 조금만 달라져도 정답은 달라진다. 음식이 싱거우면 소금을 넣어야 하나, 짜면 물을 더 타야 하지 않는가. 바로 과거의 벤치마킹으로 성공 기업을 만들기에 어렵다는 것이 기업경영의 본질이다.

기업경영에 관한 수 많은 논문과 책들과 기사들이 넘쳐나고 논문과 책과 기사들도 서로 상반되는 얘기들로 넘쳐난다. 현상은 일견 쉬어 보이나 환경에 따라 다양하고 복잡해 진다. 현상적인 정답만을 외워서는 성공기업가가 될 수 없는 이유다.

기업을 경영하거나 국가를 경영하고자 하는 리더십에는 본질에 대한 깊이 있는 내공이 요구된다. 성공적인 기업가들 120명을 심층 분석해 보았다. 과연 그들의 공통된 특징이 무엇인가?

보험제도도 더 능동적인 꿈, 열정, 창조성 등의 공통점이 나타났으나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현상이 아니라 본질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이다. 반면, 성공적이지 않은 기업가들은 대체로 본질을 이해하지 못하고 현상을 쫓아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예를 들어 디지털 CCTV 초기에 3개 기업이 경쟁하였다. 지금 성공한 김영달 아이디스 사장은 이 사업의 본질이 무엇인가에 대해 끊임없이 ‘왜’를 묻고 본질을 추구한 반면 이제는 사라진 S기업의 대표는 많은 언론과 책에서 얘기하는 현상만을 인용하고 있었다.

눈앞에 보이는 현상만 쫓다 보면 최초 개척자가 될 수 없다. 성공적인 사업가들은 문제의 본질을 추구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검증을 하고 자신들의 생각으로 프레임을 만든다. 이 사고 판단의 프레임을 바탕으로 남들보다 앞서가는 의사결정을 내리게 된다. 바로 사업성공의 비결이다.

본질을 추구하는 사업가들은 가치에 집중한다. 현상을 따라가는 실패한 사업가들은 정답 혹은 정보에 목말라 한다. 그러나 정보는 빠른 추종자 전략 시대까지는 의미가 있었으나 선점이 중요한 미래사회에서는 본질적 가치에 비해 중요도가 떨어진다.

이제는 많은 정보들의 홍수 속에서 본질적 가치를 파악하는 것이 차별화의 핵심이다. 본질적 가치는 단순하나 오묘하다. 그 오묘함에 심연의 바다로 끝없는 도전의 여행을 하는 것이 기업가 정신이다. 본질은 항상 “왜(Why)”라는 화두를 놓지 않는 탐구 노력에 그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이민화 벤처기업협회 명예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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