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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대중을 포함하는 경제평등화나 경제 민주화가 이루어질 수 있는가?

| 조회 1912 2011.06.07 19:26

한겨레에서 근대사 인물 100인의 평전을 발간한다고 한다. 그중 일차로 먼저 발간되는 평전은 안중근, 최남선, 이완용등등이 있다고 한다. 이완용이야 어릴 때부터 매국노로 귀가 닳게 들어왔던 터이고, 또 그의 후손들이 천문학적인 조상 재산 찾기 소송을 벌인 것도 알고 있다.

 

이완용.jpg 
 이완용이

 

1926년 이완용은 당시 화폐가치로 약 300만엔의 재산을 남겨두고 죽었다고 한다. 당시의 300만엔을 오늘날의 가치로 환산하자면 대략 600억원이 된다고 한다. 600억원은 지금도 어마어마한 큰 돈이다. 하지만, 600억원이래봤자, 이명박대통령의 처남(!)이 포스코에 팔았던 꼴랑 2천여평 땅값의 몇배에 불과하고, 그 처남과 이명박 대통령의 형이 소유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자동차 의자 납품회사 다스 가치의 3분의 일도 안되는 돈이다. 진짜로 이완용의 전 재산이 그것밖에 안되었을까?

 

예전의 화폐가치를 요즘의 그것으로 환산할 때면 흔히 겪는 딜레마다. 모르긴 해도 일제시대 300만엔이 오늘날 600억원의 가치를 한다는 것은, 당시의 쌀값과 같은 물가나 구매력 기준을 적용해서 환산했을 가능성이 크다. 그런 방법이 굳이 틀렸다는 것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오늘날 그대로 받아들이기에는 좀 부족한 느낌이 있다.

 

개인적으로, 좀 더 현실성있는 환산 기준은 그런 물가기준이나 구매력 지수보다는 전체 경제규모에서 차지하는 비중으로 따지는 것이 낫다고 본다.

 

예를들면, 당시 300만엔이라는 돈의 가치가 일제 치하 조선의 국민 총생산 1억엔의 30분의 일에 해당한다라든가, 아니면 당시 총 국부 6억엔의 0.5%라든가 하는 식으로 말이다. 물론 당시 진짜 국민 총생산이나 국부가 얼만지는 모른다. 하지만 당시의 위세로 봤을 때 대략 그 정도라고 가정을 해본다는 말이다.

 

그 경우 오늘날의 가치로 환산하자면, 이완용이 남겼다는 300만엔은 오늘날의 가치로 대략 25조원에서 30조원 정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당연하게도 앞선 일제시대때 통계숫자 자체가 가정이므로 이 숫자가 맞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얼핏 좀 더 현실성있는 숫자처럼 보이지 않는가? 

 

부자들이 자기나 자기 자손이 충분히 쓰고도 남을 정도의 돈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끊임없이 불법과 탈법을 무릎쓰고라도 돈을 모으려는 것 또한 그 절대 액수보다는 전체 경제 규모에서 차지하는 자신의 부의 비중을 늘이고 싶기 때문 일 것이다. 드러난 개인재산만 4조가 넘는다는 이건희가 법적으로 규정된 40%의 상속세 1조 6천억원을 내지 않으려는 이유가 그 돈을 써보지 못하는 안타까움 때문이 아니라 자신과 자신의 일족의 부의 비중이 줄어드는 것을 두려워하기 때문일 것이다.

 

문제는, 이완용의 후손들은 나라가 망하는(!) 어마어마한 격변을 겪었음에도 80여년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돈걱정 따위없는 풍족한 생활을 누리고 있다. 최근에 와서 국가로 환수된 땅의 반환 소송에서 졌다는 기사가 나오기도 하지만, 그보다 더 많은 소송에서 승소 판결을 받았고, 또 앞으로도 받을 공산이 크다. 그들의 후손들은 여전히 앞으로도 100년간은 돈 걱정없는 삶을 살아갈 가능성이 크다.

 

나라를 팔아먹는 정도의 매국행위를 한 이완용의 후손이 그럴진대, 오늘날 그저 정치권 로비 좀 하고, 떡값 좀 뿌리고, 법 좀 어겨가면서 돈을 번 오늘 날 재벌들의 후손들은 어떨 것인가?

 

대한민국이 지난 40년간 겪었던 4.19, 5.16, 10.26, 5.17, 6.8 과 같은 소소한(?) 변화 정도는 앞으로 아무리 겪어봤자 큰 변화를 가져 오기 어렵다는 말이다. 오늘날의 재벌들은 이완용의 후손과는 달리 더더욱 우리나라 전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높여만 갈 것이다.

 

그 말은 거꾸로 말하자면 그 부류에 끼지 못한 일반 대중의 경제적 지위는 끊임없이 낮아지고, 심지어 완전한 경제적 계층화가 이루어지게 될지도 모른다. 그것이 자본주의의 일반적인 발전 방향일 것이다. 오늘날 사회주의적 성향이 가미된 북구 제국을 제외한 선진 자본주의 국가나 동남아나 중남미같은 후진 자본주의 국가 모두에서 나타나는 일반적인 현상이다.

 

재벌과  

 

그렇다고 오늘날 우리가 재벌이라고 알고 있는 그들이 그대로 자자손손 그 부를 이어간다는 뜻은 아니다. 앞서 얘기했다시피 그들은 자신의 부의 비중을 지키기 위해 빠르게 변화하는 경제 상황 속에서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할테고, 그러다 보면 당연히 망하는 재벌들도 많이 나올 것이다. 다만, 그들이 망한다고 해서 그들의 부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재벌이 그들의 부를 흡수하는 방식이 될 것이므로 여전히 일반대중과는 관계가 없을 것 이라는 말이다. 지난 IMF 때만해도 수없이 많은 재벌 기업들이 망했지만, 그 재벌들의 재산은 다른 재벌들이 흡수했을 뿐 일반 대중을 포함한 경제평등화나 경제 민주화가 이루어진 흔적은 눈꼽만큼도 없다.

 

도대체 어떤 정도의 변화가 일어나야 좀 더 평등한 세상이 올 수 있을지 앞이 캄캄한 건 사실이다.

 

리턴오브사마리탄님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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