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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옴:딴지일보:리턴오브사마리탄] 한미 FTA를 바라보는 또 하나의 관점

| 조회 4744 2011.10.30 23:13

정부에서 다시한 번 10월31일까지 한미 FTA 비준안을 처리해 달라고 공식요청을 했다 한다. 야 5당은 이미 공동대처를 통해서 적극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트위터를 비롯한 진보성향의 매체에서는 한미 FTA를 극력반대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음에도, 보수언론과 이명박 정부는 모든 것을 걸더라도 반드시 이를 관철시키려 하는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한미 FTA반대의 논리는 주로 '국익에 심각한 피해가 예상되는 불평등한 조건'에 촛점이 맞춰지고 있는 것 같다. 예를 들면 미국의 최혜국대우나 투자자 국가 상대 소송, 래칫 조항 등등 잘 정리된 한미 FTA의 폐해가 인터넷을 떠돌고 있다.
 
이러한 '국익의 피해'는 매우 심각한 문제임에 틀림이 없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을 바로 '노동'과 '자본'의 관계 에서 찾아 볼 수 있다. 

미국은 지구상에서 가장 성숙된 형태의 '자본주의'국가이다. 그 말은 미국이 세계에서 가장 '자본' 축적이 많이 이루어진 나라이고, 따라서 자본의 생산성이 가장 낮은 나라라는 뜻이기도 하다. 18세기 제국주의가 그러한 '자본 수익률 저하'를 탈피하고자 해외식민지 개척이라는 방법을 찾았듯이, 미국의 축적된 자본도 새로운 자본의 수익처를 찾아 해외로 나설 수 밖에 없는 입장이었단 말이다.

월 스트리트의 금융 자본은 더 이상 미국 국내에서 투기적 자본 수익을 올릴 데가 없어지자, 전 세계 만만한 개발 국가들을 돌아가면서 그들을 금융위기로 내몰고, 그 틈바구니에서 투기 이익을 맘껏 빼먹었다. 1990년대 전세계적인 금융위기는 바로 그러한 투기 금융의 생존전략이었던 셈이다.
 
미 국의 산업자본 또한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하기는 매 한가지다. 미국의 산업자본은 이미 전기, 도로, 철도 등 공공분야는 물론 교도소 같은 행정분야에서 군수, 군사 분야까지도 '민영화'라는 미명하에 자본의 수익처로 만들어 버렸다. 미국은 이미 최후의 자본주의 국가라고 불러도 될 정도로 모든 형태의 비즈니스에 자본의 손길이 뻗치지 않은 곳이 없다.
 
문 제는 더 이상 국내적으로 자본의 새로운 수익처를 찾아 낼 데가 없고, 그에 따라 자본의 수익률이 필연적으로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데 있다. 수익을 내지 못하는 자본은 더 이상 자본으로서의 의미가 없다. 그것은 자본이 아니라 그냥 '돈'일 뿐이고, 그 가치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감소할 수 밖에 없다.
 
미 국의 축적된 자본은 새로운 수익처를 해외에서 찾기로 하고, NAFTA를 시작으로 중남미 국가들을 털어 먹기 시작했던 것이다. 지금 우리 눈앞에 당면한 한미 FTA는 노무현이 시작한 것이든, 삼성이 꼬신 것이든, 또는 이명박이 변조한 것이든, 그런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 새로운 형태의 경제 조약이 앞으로 어떤 결과를 가져오느냐 하는데 있다.

자본주의.JPG 

많은 사람들이 한미 FTA에서 우리의 '국익'을 최우선으로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지만, 사실 어쩌면 그보다도 '자본'과 '노동'의 관계를 따지는 것이 더 중요할 수도 있다.
 
미 국이 한미FTA를 굳이 추진하려는 이유는, 물론 미국의 국익을 위해서이기도 하겠지만, 그보다는 미국을 움직이고 있는 '자본'의 수익률을 높여주기 위한 것이라는 더 중요한 화두가 있기 때문이다. 모르긴해도 미국은, 아니 미국을 움직이는 핵심 파워들은 필요하다면 미국의 이익을 까먹는 한이 있더라도 '자본'의 생산성을 높여줄 수만 있다면 FTA를 추진하려 할 것이다.
 
마 찬가지로, 한국에서도 한미 FTA를 굳이 추진하겠다고 하는 세력 또한 '매국노'이기 이전에 '자본의 수호자'임이 틀림없다고 보면 된다. 이명박이나 그의 똘만이 한나라당의원들, 심지어 민주당 의원들도 심정적으로는 한미 FTA를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국민들의 선거로 뽑히긴 했으되, 노동자이기 보다는 '자본가'에 더 가까운 존재들이고, 한미 FTA가 노동에 대한 자본의 상대적인 수익률을 높여줄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그들이 '반대 퍼포먼스'를 펼친다면, 그것은 FTA의 본질을 잘 모르거나, 혹은 그보다는 당장 내년의 총선이 더 걱정되기 때문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한 미 FTA의 가장 큰 문제는, 여러 독소조항들 뿐 아니라 근본적으로 한국의 자본 시장을 미국과 통합한다는 데 있다. 거기에 따라 자본의 질서가 미국식으로 편입되게 되는 것이고, '미국'이라는 자본의 레드오션에 '한국'이라는 블루오션을 섞어서 잠깐 동안이라도 그 수질(?)을 향상시키는 효과를 보자는 것이다.
 
미국의 FTA는 21세기 새로운 경제식민지의 다른 이름일 뿐이고, 그 식민지에서도 자본가들은 국적을 불문하고 더 나은 자본 수익을 보게 된다는 뜻이다. 

일제시대때 남작의 작위를 받고, 또 그것을 세습했던 남경필의 조상들은, 조선이 일본의 식민지가 됨으로써 형편이 더 나아졌다는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친일파후손_남경필.JPG 

한 미FTA는 미국과 한국 양국 중 어느 나라가 더 이익를 보느냐의 문제 이전에, '자본이 '노동'에 대해서 확고한 우위를 점하고 있는 미국식 자본주의가 이 땅의 '경제 표준'이 된다는 것을 의미하며, 노동이 '자본'에 비해 더더욱 그 지위가 열악해지는 것을 의미한다.
 
론스타의 외환은행 매입/매각이나 인천공항의 매각이나 의료민영화나 한미 FTA나 전부 '새로운 자본의 수익처'를 찾는 일일 뿐이다. 국익의 문제 이전에 바로, 내 노동의 가치평가 절하를 가져오는 것이 한미 FTA의 본질이다.
 
안타깝기 그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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