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후 연일 '민생 현장'을 누비던 박원순 서울시장이 처음으로 중앙정부를 향해 포문을 열었다.
"한·미 FTA 추진은 중앙정부가 결정하지만 그 영향은 1000만 서울시민에게 직접 미칠 수 있다"라면서 한·미 FTA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
한 것이다.
특히 정치권에서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투자자·국가소송제(ISD)에 대해서는 반대 견해를 분명히 밝혔다. 국회의원에게 전화를 하고 직접 국회를 방문하겠다고 나서는 등 한·미 FTA 통과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
에게 정면으로 반기를 든 셈이다.
박 시장 측은 이번 의견 표명이 '정치적' 행위가 아니라 '민생 정책'과 관련된 염려임을 강조한다. 한·미 FTA가 발효되면 미국 투자자가 지방정부의 정책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고 추진 여부까지 좌우할 수 있기 때문에 가만히 있을 수 없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미국계 기업형 슈퍼마켓(SSM)들이 한국 시장에 무한 진입할 경우 서울시의 SSM 관련 조례 및 상생법·유통법은 무효화할 가능성이 크다.
FTA 전문가인 한신대 이해영 교수(국제관계학)는 "미국 투자가가 세빛둥둥섬에 투자를 했는데 박원순 시장이 이를 취소할 경우 이 투자자는 '합리적 기대이익'에 손실을 입었다며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박원순의 복지정책 추진이나 시정 개혁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해진다"라고 말했다.
0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