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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사형수 탈출하다

| 조회 2537 2011.10.06 20:46

사형수 탈출하다 

브레송의 초기 영화 <죄악의 천사들>처럼 브레송 자신의 독일 포로 수용소 경험을 영화화했다. 바람은 소망하는 곳으로 흘러간다(The Wind Bloweth Where It Listeth)라는 부제가 있는 이 영화는 사형수 퐁텐느가 사형되기 몇시간 전 감옥에서 탈출하는 이야기.

<사형수 탈출하다> 혹은 <바람은 예측할 수 없다>라는 두 가지의 제목을 가진 이 작품은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세계 2차 대전 당시, 레지스탕스 활동대원이었던 퐁텐느는 나치의 포로가 된다. 리옹에 수감된 그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모든 시간을 탈출을 위한 계획과 노력에 쏟는다. 영화 역시 퐁텐느의 탈출기에 전체를 할애하고 있다. 정제되고 담담한 퐁텐느의 내레이션과 함께, 상투적인 연출법을 벗어난 행동의 세세한 묘사는 팽팽한 긴장감을 만들어낸다. 그러한 점에서 이 영화는 행동/활동의 테마 안에 놓여져 있다. 클로즈업되는 퐁텐느의 손, 수감자들 간의 쪽지 교환, 탈출을 위한 도구를 만드는 장면 등. 사실의 묘사보다 행동의 묘사에 초점을 맞추는 방법은 브레송의 후기 작품 <돈>까지 이어진다. 마음을 산란하게 하는 마치 의식과도 같은 행위의 반복과, 그렇지만 의미있는 창작의 행동들, 동료들 간의 인정에서 나오는 조력 등 인간 본질에 상응하는 행동 묘사가 정신적 묘사의 공백을 메워준다. 퐁텐느가 사형을 선고받은 날, 새로운 감방동료가 들어오고 퐁텐느는 그를 믿어야 할지에 대해 망설인다. 브레송은 아주 간결하게 우정, 희망, 인내에 대한 보편적 정서를 영화 저변에 깔고 있다. 모차르트의 음악이 인상적이며, 1957년 칸느영화제 최우수 감독상을 수상했다. (박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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