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박근혜는 우리 미래의 부시다!

| 조회 2081 2011.06.13 21:07

madox님의 글입니다. 제목은 약간 바꿨습니다.
---------------------


우연찮게 한인 여고생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자기 친구들과 정치 이야기를 하다 보면 드디어 한국에도 '여자 대통령이 나올 때'라는 말이 나온단다. 모국의 상황이 걱정 스럽다가도 박근혜가 대통령이 되면 아버지 때의 경제 성장과 번영이 재연될 거라는 희망이 생긴단다.
이들은 정녕 소쩍꿍하던 시절을 아직도 잊지 못하는 애국 낭랑 18세 들임이 분명하다.


당혹 스러웠지만 부모로부터 평생 받아 왔을 교육 (세뇌라고 읽어도 좋다) 의 힘이 얼마나 무서운 줄 잘 알아서 다시 물었다.


"클린턴은 혼외 정사에 대한 거짓말 한 번으로 탄핶을 받았지만 유엔을 통해서 전세계에 대놓고 거짓을 말하고 그 거짓을 바탕으로 타국을 침공한 부시는 왜 멀쩡했을까? 이상하지 않니?" 생각 안해봤단다. 더욱이'옛날사람'인 클린턴의 예는 별 도움이 되질 않았다.

 

클린턴_르윈스키.jpg 
 클린턴과 르윈스키

 

비빌 구석 하나 없는 개천의 용이라면 억지춘향을 부려서라도 한번 어깃장을 놓아 볼만하다. 그래서 빌 클린턴은 탄핵감이 되었다. 클린턴 탄핵에 데 앞장섰던 하원의원장 뉴트 깅그리치는 2012년 대선에 출마를 준비하면서 참회록을 냈는데 대략 이런 내용이었다.


"내가 클린턴을 탄핵하려고 너무 열심히 일을 하던 통에 정열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해서 바람을 좀 피웠다. 지금 생각해 보면 많이 부끄러운 일이었다"


왜냐하면 그는 혼외 정사로 두번 이혼하고 세번 장가를 든 화려한(?) 전적의 소유자 였기 때문이다. 실로 도마뱀 같은 인간이다. 제 곤란한 일이 생기면 꼬리 끊고 도망가는 인간 도마뱀.


이런 깅그리치가 나서서 클린턴 탄핵을 주도했을만큼 공화당 입장에서 클린턴은 만만한 상대였다. 요즘 티 파티어들이나 공화당 당원들이 퍼뜨리는 오마바 무슬림설, 불법이민자 설 등도 여기에 궤를 같이한다. 홀어머니 슬하의 혼혈아는 자기 한 몸 지키기도 버거울 것이다. 

반면에 범지구적 규모로 오도방정에 거짓부렁으로 일관한 도련님, 조지 W 부시는 어찌해볼 도리 없는 난공불락의 요새다. 이는 결코 부시 본인이 잘나서가 아니다. 그의 아버지가 이룩한 철옹성이 무서운 것이다. 미국이나 한국이나 부모의 지분이 자식에게 승계되는 건 이제 현실인가보다.

 

김영삼_김현철.jpg 
 김영삼과 아들 김현철

 

도마뱀에서 원숭이로 시선을 돌려 보자. 우선 아들 부시가 대통령이 된 것부터가 아버지 부시의 후광 덕이다.
나이 사십 줄까지 술과 마약에 빠져 학업도 직업도 군복무도 대충대충 때워오던 동네 바보 형(village idiot)이 어느날 의관정제하고 나타나 새사람 되었으니 주지사로 뽑아줍쇼하고 읍소 했다. 미국의 41대 대통령을 역임했었던 아버지 부시는 자신과 손 잡고 일했던 사람들에게 아들을도와달라고 부탁했고, 그 덕에 아들 부시는 두번이나 텍사스 주지사로 선출되었다. 아버지의 정보력과 인맥이 알콜중독자 부시를 정계의 거물, 국가원수 자리에까지 올려놓았다.


클린턴의 성추문이 민주당 지지자들 뿐만 아니라 공화당 지지자들까지 모두를 질리게 만들어 갈 무렵 부시 주니어는 백악관의 명예를 회복하겠다며 대권에 도전한다. 연임에는 실패했지만 행정가로서는 큰 실책없이 대통령직을 수행했던 아버지 부시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다시 한번 대를 이어 대통령을 배출하는 찬란한 역사를 만들어 보자며 호응했다. 그렇게 어제까지는 양주병을 흔들던 부시 주니어는 성경책을 흔들어 대며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사실 대를 이은 대통령 가문이란 아주 전근대적이고 왕정주의적 형태는 부시 부자 이전에도 존재했었다. 쟌 아담스 미국 제 2대 대통령은 제 6대 대통령 쟌 퀸시 아담스의 아버지다. 이건 세기 반 전에 있었던 오래전의 일이다. 그들을 제외하면 조지 H 부시가 그 망나니 아들 조지 W 부시를 대통령으로 만든게 유일하다.  결국엔 자기 아들들을 중심으로 미국 땅 위에 왕가 (dynasty)를 세운 거니까. 아들 부시 입장에서도 아버지의 실패를 발판으로 삼아 재선에 성공했으니 (부시 주니어는 911이 일어나기 바로 전날 까지도 복음주의자들 엉덩이에 입맞추고 다니느라 정말 바빴다) 쟌 애덤스의 역사를 재연했다고 뿌듯해 할 만하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자기네 왕조들 안에서의 이야기일 뿐, 그가 벌여 놓은 난장판 때문에 죽고 다친 사람들이 너무도 많다. 지금쯤, 아버지 부시는 뼛속깊이 반성해도 모자라다. 못난이 아들을 왕의로 세운 죄가 정말 깊다.


한가지 더 기가막히는 사실은 미국 역사상 선거에서 지고도 대통령이 된 두번째 인물이 바로 조지 W 부시라는 것이다. 우선 설명하자면, 미국은 직접 민주주의가 아니다. 승자 독식제의 기조하에 “파퓰러” 득표수를 “일렉트럴” 득표수로 바꾸어 버리는 간접 투표 방식으로 대통령을 뽑는다. 즉 한 선거구에 1000표가 있는데 A당이 501표, B당이 499표를 기록했다고 치자. 그럼 A당이 그 선거구의 1000표를 모두 가져간다.  이 “일렉트럴 칼리지”라는 전근대적인 투표 제도 때문에 2000년 앨 고어는 아들 부시보다도 더 많은 표를 얻고도 대통령직을 도둑 맞았다.   아버지의 힘이나 지인들의 네트워크 만으로는 부시를 대통령으로 만들기에는 역부족이었을지 모른다. 달구지 굴러 갈 때마다 깡통 소리가 요란한 인물이었으니까 말이다. 그러나 불행히도, 부시 주니어의 동생 제브 부시가 일렉트럴 칼리지 투표수가 많은 플로리나의 주지사 였다. 이로서 부시라는 "퍼펙트 스톰"이 미국뿐만 아니라 전세계를 강타하게 된거다. 하늘도 무심하시지라는 말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미국식.jpg 

 그게 바로 미국식이란다.

 

알만한 사람들은 이미 그 때 알고있었다. 아들 부시가 대통령 "깜"도 못된다는 사실을.  그러나 잘생기고 눈빛은 반짝이던 개천의 용보다 잘난 아버지와 형제들, 그리고 CIA의 정보력을 꽉 잡고 있는 멍청한 도련님,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과 맞닿아 있다고 하는 귀족 혈통의 망나니가 훨씬 안정감이 있다고 본 거다.


바람 안피우고 중대범죄만 저지르지 않았으면 아무나에게나 대통령직을 맞겨도 될거라는 안일한 생각이 만연했던 것이다. 대통령직에 수반되는 분석력, 판단력, 지적 개방성, 자기 비판력에 대해서는 깡그리 다 잊어 버리고 상징적 역할을 해줄 근사한 꼭두각시를 원했던 것이다.  정신이 흐리멍텅한 유권자들이 바로 부시라는 뒷물 처리기 (douche bag)를 만들어 냈다. 대를 이어 충성하고픈 골빈 미국인들이 드라이 드렁크 (dry drunk) 조시 부시를 연임에 성공한 대통령으로 만들어 준거다.


문제는 아들 부시라는 인물의 그릇이다. 정치, 정보, 경제력을 꽉 거머쥔 정계 유력인사의 맏아들로 태어나 땅 따먹기 식으로 텍사스와 플로리다를 호령하며 대권의 포석을 깔아 왔으면서도, 평생 그 수많은 정보원들, 외교관들, 정치가들에게 둘러 쌓여서 정치훈련을 받았으면서도, 딕 체니와 럼스펠드의 꼭두각시 노릇으로 대통령직 8년을 마무리한게 아들 부시다. 부시의 가장 선굵은 두가지 정책이라면 이라크를 “선제공격”해도 좋다는 강경주의 (이른바 preemptive strike를 골자로 한 )와 부자를 더 부자로 만들어 주면 그들이 쓰고 남은 돈을 재투자할 거라는 트리클 다운 (trickle down) 경제정책 이었다. 그리고 이 둘은 미국을 빚더미에 올려 놓았다.


 2011년 현재 실업률은 10퍼센트를 훨씬 윗돌고 대도시 한가운데에는 버리진 집들이 공동묘지 흉내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앞으로도 2,3년 더 허리띠를 졸라 매야 경기가 회복될 거라는 우울한 소리만 들려온다. 정의는 어디가서 죽어 버렸는지, 명백히 전범감인 부시는 재선에 성공했고 날아오는 신발도 피해가며 편하고 재미있게 살다가 지금은 텍사스 어느 한 구석에서 유유자적 중이다. 생활비가 29만원 뿐이라던 누가 생각나는 형상이다.

 

던지기.gif  

 

그러나 공화당의 도마뱀도 백악관의 원숭이도 청와대의 문어도 다 지나간 망령들이다.

현재와 미래를 좀먹는 망령은 바로 우리 앞에 있다. 침묵 정치의 달인, 스카프 자락으로 표정을 숨기고 있는 환상속의 그녀, 박근혜다.

대한민국 최초의 여자 대통령이라는 대의명분을 위해 박근혜를 지지한다는 것이 말이 되는 논리인가?
부녀 대통령이라는 파키스탄식 역사 한번 만들어 보려고 평생 아무것도 해본 적이 없는 공주님을 여왕으로 등극시켜도 된단 말인가?
평생 정치가들과 정보원들에게 둘러 쌓여 살아오면서도 영부인 대행직, 야당과 여당의 대표직을 고루 수행해온 그녀지만 지난 대선에선 토론회에서조차 말한마디 제대로 하지 못했다. 복당조차 애걸복걸하며 '복당녀' 라는 신조를 만들어냈던 것도 그녀다. 박근혜, 여왕과 공주로서 살아 온 것이 유일한 인생경험이라고 할 수 있는 여왕벌이다. 그녀를 옹호하는 일벌들이 한순간에 훅 하고 흩어져 버리면 그녀는 자기 손으로 꿀한방울 따지 못해 굶어죽을 여왕벌일 뿐이다.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줄 아는게 없는 환상속의 그녀, 유신이라는 망령의 상징, 그것이 바로 박근혜의 실체다.

 

박근혜.jpg  

 

그 아버지의 그 딸이라면 "NEW새마을 운동"이라도 벌여서 대한민국을 하루 아침에 일류대국으로 만들 거라는 믿음의 근거를 나는 모르겠다. 강용석이 '그녀는 섹시하다' 고 말해 화제가 되었듯이 그녀는 섹시할 수도 있다. 그리고 그게 전부다. 그녀를 대표 하는 것은 구체적인 정책이나 활동이 아니라 '요가' '명상' '아버지' '영부인' 같은 단편적 이미지들 뿐이다.

 

그녀가 대한민국의 꿈, 새로운 선덕여왕 이란다. 그녀가 아버지를 이어 용상에 오르면 우리 나라는 새 새마을로 변신 탈바꿈을 할거란다. 이 정도로 시대착오적인 왕정주의적 발언을 하고 돌아다니는 사람들은 죄다 언덕위의 하얀집에서 여생을 마쳐주면 고맙겠다. 김일성 일가 세습은 나쁘고 박정희 일가 세습은 좋은 거라고 말하는 이가 있다면 북송을 권하겠다.


물론, 정말 '박근혜 라이징' 으로 덕을 볼 사람들이 있기는 있다. 유신떨거지, 평통떨거지, 영남대학 폴리페서들, 손바닥 다 닳은 정수재단 아첨꾼들에게는 유신의 태양이 다시 떠오르는 날이 될 것이다. 그 날이 오면 박근혜는 또 다른 최태민을 찾아 그 언덕에 기대려 들테고 노회한 유신 떨거지들이 이 나라를 레드컴플렉스, 특권의식, 지역갈등으로 가득찬 증오사회로 재개편할 거라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바닷물이 짜다는 것이 그저 공리적 사실이듯 박근혜가 대통령이 되는 순간 제2의 최태민, 김종필들이 재야에서, 군부에서, 한나라당의 외곽부대, 선진부대에서 스멀스멀 기어나와 새벽종을 울려댈거라는 것, 내가 바닷물 한바가지 다 마시는 것에 걸고 단언한다.


박근혜의 미래는 아들 부시다. 겪어 보기 전에 어떻게 아느냐? 우리는 이미 겪어봤다. 아버지 부시와 아버지 박정희로부터. 그래도 못 믿겠다면 한 번 더 마셔보는 수밖에 없다. 그 때가서 후회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0 추천

실시간 의견

불러오는 중... 더보기

새 내용 확인중... 더 이상 불러올 의견이 없습니다.

번호 제목 작성자 추천 조회 날짜
412 박근혜 반값 등록금 공약, 사실상 포기, 원래 생각이나 했나? 2513 13.02.21
382 인격을 보여주는 악수 1 2225 12.11.05
380 대선 결과를 보여주는 징조? 1817 12.10.08
374 박지원원내대표 검찰 자진출석으로 본 정치의 공세와 수세 2452 12.07.31
323 박근혜, 불법사찰 파문에 '노코멘트' 일관 2035 12.03.29
316 손수조, 박근혜와 차량유세 '불법' 파문 1954 12.03.16
293 장도리만평...최고! 하지만 걱정됨. 2520 12.02.08
269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올해의 상...^^ 1954 12.01.02
211 부산일보 ‘발행 중단’ 초유 사태 - 정수장학회 등 문제로 [1] 1754 11.11.29
201 박근혜, 시립대 반값등록금 반대 입장 표명했는데... 2191 11.11.24
117 박근혜 사진 삭제사건 2359 11.10.24
61 [뉴시스 긴급여론조사] 안철수 42.4% vs 박근혜 40.5% 2320 11.09.06
18 박근혜는 우리 미래의 부시다! 2081 11.06.13

새 글쓰기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