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우리에게 가능한 음모론

| 조회 2149 2011.05.30 18:39(edit. 11.05.30)

나는 경제 저격수였다(Apology of an Economic Hit Man) 라는 다큐멘터리가 있다. 책도 나왔고...다들 잘 알겠지만 미국이 세계를 지배하는 방식을 그 실무자였던 '존 퍼킨스'라는 사람의 증언을 다루고 있다. 그 내용을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후진국이든 뭐든 미국에 필요한 어느 나라에서 대통령이 선출되면 즉시 경제 저격수가 찾아간다. 그는 이런 식을 얘기한다.

"가카, 당선을 축하합니다. 우리 방식으로 게임을 해주면 당신과 당신 가족을 위해 수백만 달러를 드리죠. 하지만 선거공약을 이행하겠다고 결심하신다면 당신은 끝장입니다.선택은 각하의 몫입니다" 주로 미국의 기업정치에 대항하다가 죽었거나 축출된 사람들의 이름을 대면서...

 

경제 저격수가 실패하면 다음 단계로 '자칼'을 투입한다. '자칼'은 CIA 소속으로 쿠데타나 혁명을 선동하고 여의치 않으면 암살까지 기도한다. 자칼이 실패하면 그 다음은 전쟁...

 

다큐에서는 몇가지 예를 들어 설명한다.

 

예1) 에콰도르

79년. 하이메 롤도스 대통령 당선. 독자적인 길을 추구하여 미국 정유사가 들어와 자국을 오염시키는 것을 반대. 롤도스 시대에 노동자 임금이 두배로 늘어남. 에콰도르의 석유를 보호하고 국민들이 정당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탄화수소법안에 찬성

81년. 5월 롤도스 대통령과 영부인 비행기 추락으로 사망.


추락 직후 지역 봉쇄, 현지 경찰도 출입금지. 미국과 에콰도르 고위 관계자만 현장 출입 허용. 청문회에서 그것이 암살이었다고 증언할 가능성이 있는 에콰도르인은 모두 교통사고로 사망. 일주일만에 조사 종료-단순한 사고였다...라고

이 사건은 이후 에콰도르 대통령들에게는 경고로 작용. '여기 수백만 달러가 있소, 거부하면 죽음뿐이오' 하면, '좋아, 따르겠어. 난 통치도 잘하고 부도 얻을 거야. 내 가족도 부자가 되고 나보다 더 잘할 사람은 없어'.
이후 에콰도르는 예산의 반 이상을 대외채무 갚는데 사용. IMF와 세계은행은 국민이 싫어하는 정책을 강요. 에콰도르 공식통화는 달러로 지정


예2) 파나마
68년. 오마르 토리호스 장군 집권. 파나마운하를 미국으로부터 돌려받는 협상을 추진...공화당 후보 레이건...은 협상을 거부. 경제 저격수는 토리호스 장군을 방문했고 동조할 것을 압박.
토리호스의 답변 '내가 당신들에게 동조하면 부자가 되겠지만, 그런 건 관심 없소. 가난한 국민을 돕고 싶을 뿐이오'
77년. 지미 카터 당선 후 협상을 통해 파나마 운하 주권 회복 (역시 지미 카터인가...) 

조약 서명하는 자리에서 지미카터가 한 얘기. '우리가 이 자리에서 서명할 조약은 우리 모두에게 중요한 운하에 평화와 번영을 가져올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 조약은 힘이 아니라 정의가 세계 모든 국가와의 관계에서 핵심이라고 믿는 미국의 신념을 상징한다.'
(그랬으면 좋겠다..퍽이나..)
81년. 공화당의 레이건이 대통령에 당선. 에콰도르의 롤도스가 죽고 3개월 후, 파나마 지도자 오마르 토리호스가 탄 공군기가 추락하며 사망.


예3) 이라크
사담 후세인에게 많은 돈과 무기를 공급하고 권력을 줌. 수십억 달러를 빌려주고 화학공장을 건설하였고 훗날 그 공장에서는 쿠르드족과 이란을 공격할 화학무기를 생산. 하지만 계속 지원하였으며 사우디와 유사한 거래를 받아들이도록 설득. 그러나 벡텔이 송유관을 건설하려는 것에 후세인이 거부하고 이후 미국과 마찰..더 이상 미국에 순순히 따르지 않겠다는 표현...'자칼'투입
95년. 쿠데타를 선동했으나 복제 후세인이 많아 실패. 이후 이라크 전쟁. 후세인 제거 후 미국이 원하는 정권을 창출...외국 기업에 폐쇄적인 경제를 완전 개방. 이라크 재건과 관련해 수십억 달러가 영수증도 없이 마구 뿌려졌으며..이로 인해 이라크는 엄청난 대외 채무를 지게 됨. 국가 재건을 위한 돈이 필요하나 빌릴데가 IMF와 세계은행 같은 곳 밖에 없음
2005년
IMF는 이라크의 대외채무 일부를 삭감..조건은 이라크의 석유산업을 민영화(사유화)하는 법안을 2006년까지 통과시킬 것. ->돈 빌리고 싶으면 규제를 풀어라..우리가 돈 빌려주면 우리 은행에 입금해라..


등등..


한국 현대사를 조금 알고 있다면 많은 유사점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1.이승만, 박정희

미국의 경제저격수는 미국이 베트남전에서 힘으로 패권을 쥐는 것이 어렵다는 걸 깨닫고 난 이후에 활발하게 활동하였으므로 이승만, 박정희..이때까지는 적어도 경제저격수가 활발하게 활동하던 것 같지는 않다.

 

2. 전두환,노태우,김영삼

권력에서 물러난 지금도 여전히 추종세력과 부를 누리고 있는 그들...경제저격수와 꽤나 친하지 않았을까 하는 추정을 해 본다.

 

3. 모두들 빨갱이라고 모함하던 김대중

납치되어 죽을 뻔한 그를 살린 것은 미국이다. 1985년 망명생활을 마치고 귀국했을 때, 공항에서 내리는 순간 미국 국회 하원의원들이 자진해서 먼저 비행기에서 내렸다. 그 바로 며칠 전 필리핀의 아키노 상원의원이 공항에서 내리자마자 저격되었고, 전두환은 귀국 즉시 수감하겠다고 했으며..빨갱이 김대중을 죽이겠다는 군인도 여럿 있었다고 한다.
따라서, 그의 귀국과정은 무척이나 살벌했다. 미국 하원의원들이 한국경찰과 몸싸움을 벌이다 폭행당하기도 했더랬다. 미국 망명시절 친분을 가진 사람들이 짬밥 좀 먹으면서 이제는 미국에서 힘깨나 쓰는 세력이 되었고...

IMF당시..

김대중 대통령이 그들이 요구하는 정책을 다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던 배경에는 그 당시가 97년 겨울이었고 달러가 없어 석유를 수입하지 못하면 당장 큰일이 날 것이라는 정상적인 예측 이외에 미국과의 친분도 어느 정도는 작용했을 것으로 본다.

 

4. 좌,우 양쪽에서 욕먹던 노무현

취임 전까지 국익을 위해 반미 좀 하면 어떠냐고 했던 바로 그 분. 

2003년 2월. 미국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한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긍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내리겠다고 통보. 주식시장 난리, 환율도 1,200원대로 오름. 이에 따라 반기문 등을 무디스 본사로 급파해 대미정책의 변화를 약속. 얼마 후 이라크 파병을 선언.
무디스 사장 등과의 간담회에서 '개방, 규제완화, 민영화, 노동시장의 유연성 제고 등을 병행 추진해 나가겠다'며 경제운용의 4대 원칙을 제시. (그는 과연 국민을 위해 경제저격수의 조언을 따른 것인가...아니면 그냥 그렇게 한 것인가...의 얘기는 넘어가고)

북한의 핵실험 직후에도 한국의 신용등급을 낮추지 않았던 무디스는 한미FTA 체결 이후 한국의 신용등급을 상향조정함.

그러나...정권 재창출의 실패...그리고 그의 죽음.
(사건이 이상하리만큼 빨리 처리된 것과 당시 경호관의 진술이 왔다갔다 하는것 등등은 다 모르는 척하기로 한다)
그의 죽음이 무엇 때문이었을까...는 생각해 볼 문제다..

 

5. 그리고..삽 한자루 달랑 들고 가카피아 건설 중이신 이명박..
이 분은 부시의 카트까지 운전하셨지만 미국은 그걸로 성이 차지 않았던 듯. 아니, 보다 정확하게는 미국이 원하는 것이 그게 아니었던 듯. 여기서 미국의 입장을 하나 발견할 수 있다.

한국이 중동, 남미, 아프리카처럼 독재국가는 아니기에 민중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정권과 같이 일하는 것이 미국에게는 부담일 수 있다.
남미처럼 독재의 틀이 견고하다면 국민의 지지따위는 무시할 수 있겠지만 한국이 그 정도는 아니라는거 미국도 안다. 미국이 제일 원하는 한국정권은 아마도, 국민의 지지를 어느 정도 받으면서 미국이 원하는 것을 해주는 정권일 것이다. 

그게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이명박정권이 그런 정권이 아닌 건 분명하다.


왜냐하면, 지금 한반도 상황을 보자면, 중국이 돈 좀 벌었다고 북한에 여기저기 투자하고 있다. 따라서 한반도에 전쟁나면 중국이 나몰라라 하기 어려울 것이고 김정일도 이걸 노리고 자꾸 중국에 퍼주는지도 모르겠다.

전에도 하나 얘기했지만, 미국은 현재 한반도에서까지 긴장을 유지할 수가 없다. 아프간,이라크,리비아까지 3군데에서 전쟁하고 있는 미국에게 그건 꽤나 부담되는 일이다. 따라서, 미국은 한반도에서 약간 긴장을 완화하고 중국을 적당히 견제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다.(아마도 그래서 힐러리는 이명박한테 북한하고 대화해보라고 했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 이 정권이 그닥 긴장을 완화하려는 애들은 아닌 것 같다. 까딱하면 북진통일할 기세랄까.

(오늘 보니까 일부 지역 예비군 사격표적지에 북한 김씨 3부자 사진을 붙여놨다더군)
어쨌든, 그래서 미국은 이 정권을 부담스러워하고 있을 것이며, 다음에 등장할 남한 정권은 국민의 지지를 어느 정도 받으면서 미국이 원하는 일을 해주는 정권을 만들려고 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이명박 세력이 아니라는 메시지를 주기 위해서..

 

BBK를 터뜨린게다..ㅎㅎ


좀 허무맹랑할 수 있으나..생각해보면 꼭 아니라고만 하기엔 뭔가 애매하다. 300억이 들어있는 김경준의 스위스계좌는 동결되어 있었다. 한마디로 판결 전까지는 미국 국고로 보고 건드릴 수가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BBK 소액주주소송에서 1월 28일에 김경준이 졌고 명령문이 2월 8일에 나오기로 되어 있었다. 그런데, 2월 1일 스위스 동결계좌가 일시적으로 해제되고 140억이 다스로 인출이 되어 버렸다.

동결된 계좌가 그냥 돈 빼달라고 하면 열어주는 그런 계좌인가? 난 바로 여기에서 미국이 개입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그리고 그러한 사실이 2월이 아닌 5월에 미국내 한인신문을 통해 보도 된다. 


이것은 아마도 미국은 이명박의 쥐꼬리를 내어 보임으로써 한국사회의 교란을 획책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의 악당을 미국의 검찰이 수사해서 실마리를 제공하는. (혹시 그럼...최근..가카 비행기가 계기이상으로 회항했던 사건은?)

 

어쨌든 이런 저런 이유로 미국은 정권을 교체하려 할 것이다. 그런데 한미FTA가 아직 처리가 안되었으니, 그것만 처리하고 나면 가카나 측근관련 사건들이 마구 쏟아져 나올 것이다. 
그리고..어제, 내가 이 긴 글을 쓰게된 계기인 '미 국가정보국장 극비 방한'. 얜 왜 왔을까?


혹시 다스-김경준 얘기를 하러 온건 아니겠지?
혹시 그런 얘기를 하면서, 얼른 한미FTA나 해결해...라고 하려는 건 아니겠지?
혹시 김정일이랑 한번 만나라는 얘기를 하려고 온 건 아니겠지?

모르긴 몰라도, 지금은 뭔가 꿈틀거리는 게 분명하고, 조만간 뭔가 껀수가 하나 터질 듯 하다. 불안하다.


다음 정권이 누가 될 것인가도 미국의 입장에서 보아야 윤곽이 보일것이다. 가장 유력한 두명인 박근혜, 손학규, 누가 되더라도 미국에게는 좋지 아니할까? (적어도 민노당이나 진보신당에서만 안 나온다면. 야권연대를 한다고 해도 깨진게 한 두번인가?)

 

참고자료
1. 한겨레 기사 <미 국가정보국장 극비 방한> http://www.hani.co.kr/arti/politics/diplomacy/480333.html
2.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참여정부의 운명을 바꾼 한편의 보고서 그리고 새사연의 꿈> http://www.saesayon.org/people/noticeview.do?notice=20090616150058110
3.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무디스는 우리에게 무엇인가?> http://www.saesayon.org/agenda/bogoserView.do?paper=20070726194207091&pcd=EA01&prepaper=20070726194207091
4. 다큐 '나는 경제저격수였다'

5.뷰스앤뉴스 기사<예비군사격 표적은 '김일성-김정일-김정은 사진> http://www.viewsnnews.com/article/view.jsp?seq=75749

6.뷰스앤뉴스 기사<힐러리 "북한 만나봐라" vs MB "만날 수 없다"> http://www.viewsnnews.com/article/view.jsp?seq=74732

 

추가. 생각해 볼 문제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이 미국으로부터 압력을 받았다면 그건 몹시 안 좋은 상황임에 분명하다. 왜냐하면, 많은 국민의 지지를 받는 정당성 있는, 또한, 나름 국민에게 성실한 정부였기 때문이다. 

 

우리 가카도 선거를 통해 탄생했기에 나름 정당성은 있지만, 각종 사기와 대다수의 국민의 뜻에 반하는 정책들로 인해 정당성을 거의 상실했다고 본다. 그러면, 우리 가카가 미국한테 압박받는 상황이 과연 옳은 상황인가?

 

그것이 옳은 상황이라고 할 경우, 나중에 우리 국민의 지지를 많이 받는 정부가 탄생한다고 하더라도 미국이 계속 우리 일에 개입하는 것에 대해서도 옳다고 답해야 할 것이다.

 

지금의 문제는 우리사회나 한반도문제에 대해 우리가 우리의 결정권을 온전히 행사할 수 없다는 것과, 우리가 이러한 상황을 착각하고 결정권을 온전히 행사하려 하는 것을 미국은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럴때 필요한 것은 중국이나 미국에 양수겸장을 둘 수 있는 안목과 국민경제에 대한 감각을 가진 정치세력, 그리고 그들을 지지할 수 있는 국민적 자세가 아닐까.


[딴지일보] 독자게시판에 올라 온 멀더요원의 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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