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 지현 | 조회 2582 2011.11.23 17:55
<늙은 목동>
이탈리아 최남단 칼라브리아의 높은 산악 지대에 위치한 한 시골 마을, 이 곳엔 염소를 방목하는
늙은 목동이 살고 있다. 이미 오래 전 대부분의 사람이 떠나 황량해진 마을에서 염소를 키우는 그는 병이 들자, 교회 바닥에서 모은 먼지가 자신을
살릴 수 있는 약이라고 믿고 매일 신선한 염소 젖과 먼지를 바꿔 물에 타 마신다.
<아기염소>
먼지를
구할 수 없던 어느 밤 그는 염소들을 남기고 죽는다. 그리고 그때 아기 염소가 태어난다. 불안정한 홀로서기를 하는 새끼 염소는 마침내 풀을 먹기
위해 다른 염소들과 함께 들판으로 나섰다가 구덩이를 만나 뛰어넘지 못해 결국 길을 잃고 전나무 밑에서 잠든다.
<전나무와
숯>
그러던 어느 날 조용한 시골 마을에 사람들이 모여든다. 해마나 열리는 피타 축제 때문인데 마을 사람들은 아기 염소가
잠들어있던 장소에 서있는 엄청난 크기의 전나무를 잘라내어 축제에 사용한다. 마침내 축제가 끝나자 전나무는 숯장수에게 팔려간다. 며칠 동안 뜨거운
가마에서 타던 전나무는 숯이 되며 순환하는 삶과 자연을 꾸밈없이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