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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로저와 나

| 조회 3765 2011.11.14 18:27

로저와 나 

마이클 무어는 어린 시절 제너럴 모터스의 일꾼이 세명이라고 생각했다. GM의 행사에 늘 참석하는 가수 팻 분과 다이너 쇼어, 그리고 그의 아버지가 바로 그들. 미시간 주의 플린트 시는 그의 고향이며, GM의 탄생지이다. 캐딜락, 뷰익, 피셔 자동차의 차체, 트럭, 시보레 등 GM은 세계 최대의 자동차 회사로서, 지구 곳곳에 자동차 공장을 제일 많이 세운 회사다. 그의 아버지는 33년간 점화 플러그 공장에서 일했고, 조부모, 부모, 형제, 사촌과 친지 등 그의 가족 모두가 GM의 직원이었다. 물론 우리의 주인공 마이클 무어만 빼고.

그 지역 출신의 유명인사로는 록밴드였던 그랜드 펑크 레일로드, 방송인 케이시 케이셈, 지휘자 주빈 메타와 결혼한 여자, TV쇼 <신혼부부 게임>의 진행자로 유명해진 밥 유뱅스, 그는 유뱅스가 성공했다면 나도 가능하리라 생각했다고 한다. 그는 고향에서 '미시간 보이스(Michigan Voice)'라는 신문을 10년째 운영하다가 샌프란시스코의 한 갑부가 제안한 시사지 편집일을 하러 대도시로 진출한다. 하지만 기사 방향과 맞지 않아 다시 낙향하는데, 그가 돌아오기 며칠 전 날벼락이 떨어진다. GM이 직원 3만명 규모의 노후된 11개 공장을 폐쇄하기로 결정한 것.

디트로이트와 폰티악도 영향을 받겠지만, GM 공장이 전부인 플린트시는 완전 파산 상태가 예상된다. 마이클 무어는 회사 경영이 어려울 때 해고하는 줄 알았는데, 세계 최고의 GM은 엄청난 이윤을 내면서도 문을 닫은 것에 놀라워한다. GM의 로저 스미스 회장은 미국내 공장 11개를 폐쇄하고, 시간당 임금이 1/4에 불과한 멕시코에 11개 공장을 세운다는 계획이다. 그렇게 절약한 돈으로 첨단 기술관련 회사나 무기 제조회사를 인수하는 것. 자금난을 들먹이면, 노조는 기꺼이 수십억 달러의 임금 삭감을 받아들일 것이고, 그 돈으로 노동자의 일자리를 빼앗고 해외에 공장을 짓는 것이다. 그의 분석에 따르면, GM의 회장 로저 스미스는 진짜 천재이다.

마이클 무어는 당장 가장 먼저 폐쇄되는 GM의 트럭 공장을 방문, 마지막 트럭을 생산하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다. 그리고 쏟아지는 스미스 회장에 대한 비난도 쉽게 들을 수 있다. 하지만 다른 의견을 가진 사람도 있는데, GM의 대변인인 톰 케이, 그에 따르면 "따뜻한 성품의 스미스 회장은 충분한 생각을 갖고 계획을 세웠다는 것"이다. 그는 이제 스미스 회장을 인터뷰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지만 접근 조차 쉽지 않는데.

[스포일러] 그는 디트로이트에 있는 GM 본사를 방문하지만, 엘리베이터를 타기도 전에 쫓겨난다. 명함을 요구하는 경비 담당자에게 그는 찾는 척 하느라 애를 먹었다고 고백하며, 단골 식당의 할인 카드를 건내주는 헤프닝을 벌인다. 고향에 돌아온 그는 5년간 다섯번의 해고에 또 해고 위기를 맞자 작업 중에 이성을 잃고 정신병원에서 농구를 하며 지내는 어느 노동자를 취재한다. "우울함에 공장을 나와 집으로 향하는데, 라디오에서 평소 즐겨들었던 비치 보이스의 "얼마나 좋을까(Wouldn't It Be Nice)"가 흘러나오더라는 것." 얼마나 좋을까 상상했지만 눈물만 솟구치더란 말을 듣게 된다. 그 음악 뒤로 흉가로 변한 빈 집들과 라디오 멘트가 흘러나온다. "플린트 보건국에서 전해 온 소식입니다. 플린트에는 쥐가 사람보다 5만 마리나 많답니다, 원인은 주민들이 대거 도시를 떠나고 있고, 예산 감축으로 쓰레기를 수거하지 못하기 때문".

"GM 11개 공장 폐쇄로 뷰익시 1,300명 실직, 플린트시 3,600명 실직, GM 4,500명 추가 감원 계획"의 기사와 함께 플린트시는 황폐해져 간다. 레이건 대통령의 위로 방문도 있었지만 그와 식사를 함께 한 사람 중에 일자리를 찾은 사람은 없었고, GM의 한 창립자 집안의 연례 파티에는 실직자를 고용하여 인간 조각상을 쓰는 모습도 나온다. 이때문에 안정된 직장을 찾은 사람이 있는데, 바로 마을 부보안관 프레드 로스다. 그는 밀린 집세를 내지 못하는 거주자들을 강제퇴거하는 일을 한다.

마이클 무어는 무작정 스미스 회장이 올거라는 요트 클럽을 가보지만 아무런 성과를 얻지 못한다. 또 도시 축제 행사에 참석해 밥 유뱅스도 만나보고, 미시간 주지사도 만나보지만 전혀 해결책을 얻지 못한다. 축제 분위기에 들떠있는 미스 미시간 '케인 라니 래 라플코(Kaye Lani Rae Rafko)'는 마을의 실업문제 보다는 곧 있을 미스 아메리카에 행운을 빌어달라고 말한다. "2주 후 그녀는 소원을 이뤘다"라는 마이클 무어의 말과 함께 바로 이어 미스 아메리카에 당선되는 그녀의 모습이 나온다.

강제 철거가 계속되는 가운데, 스미스 회장을 만나려는 마이클 무어의 시도는 계속되지만 번번히 쫓겨난다. 그런 와중에 플린트 시는 2만 달러나 주고 유명한 목사를 초빙하여 실업을 몰아내자는 연설을 듣는다. 또 유명인사들의 위문 공연이 이어져 GM의 광고 모델이었던 아니타 브라이언트, 가수 팻 분의 공연과 그들의 의견을 담은 인터뷰도 잊지 않는다. 실직 사태에 따른 도시 사람들의 생존이 절박하게 진행된다. GM 직원을 남편으로 둔 자넷이라는 이름의 여성은 암웨이(Amway) 판매원이 되어 색조 분석에 관한 판촉 전략을 설명해준다. 또 토끼를 애완용이 아닌, 도축하여 고기로 파는 아가씨의 집도 방문하고, 매일 헌혈을 하여 돈을 버는 청년도 만나본다. 하지만 범죄는 증가하고 감옥에는 사람이 넘쳐난다. 반면 부자들은 여유롭게 골프를 즐긴다.

그해 겨울, 로저가 뉴욕의 사업가 만찬 모임에 참석하여 올해의 자동차상을 수상한다는 사실을 알고 달려가보지만, 도착한지 5분도 안돼서 촬영팀 한 명이 소비자 운동가로 몰려서 뉴욕 경찰에 연행되고 만다. 그는 다시 GM 본사 건물의 회상 사무실이 있는 14층으로 향하지만 승강기 버튼을 누르기 무섭게 경비원이 나타나 제지당한다.

플린트 시 당국은 실업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새로운 관광 사업에 의욕을 보인다. 고급스런 하얏트 호텔을 짓고, 각종 시설을 갖춘 관광 코스 '워터 스트리트'를 조성했으며, 무려 1억 달러가 소요된 실내 놀이공원 '오토월드'도 개관한다. 하지만 목표로 했던 관관객 백만명은 플린트에 오지 않았고 하얏트 호텔은 파산하여 매각을 기다리고 있으며, 워터 스트리트의 상점들도 장사를 접었고, 오토월드는 개장 6개월만에 문을 닫는다. '문화적이면서 활기찬 곳을 만들자'라는 도시 계획은 실패로 돌아갔다. 한 관계자가 이렇게 말한다. "빈민촌이 하루 아침에 번화가가 될 수 없다. 번화가에서 놀고 싶으면 그리고 가야지..."

플린트 시민의 과반수가 보조금을 받아 생활하게 되었고, 그 사이 스미스 회장의 연봉은 200만 달러나 올랐다. 그럼에도 GM의 대변인 톰 케이는 계속 회사만을 두둔한다. 때마침 강제 철거되는 마이클 무어의 고교 동창인 '제임스 본드'라는 이름의 친구도 만난다. 그리고 토끼 고기를 파는 그 이쁘장한 아가씨도 다시 만나보는데, 그녀에 따르면, 보건소 직원이 토끼를 손질하는 곳이 비위생적이라 방수벽과 방수바닥, 안 깨지는 전구, 제대로 된 저울, 싱크대 3개 등의 시설을 갖추지 않으면 판매 허가를 내줄 수 없어 기르던 토끼는 그냥 식량으로 잡아먹는데 이용한다는 말만 듣는다. (그녀는 엔딩 크리딧 부분에 다시 나오는데, "대학에 진학하여 수의과 조교를 하면서 개들을 돌보는 일을 하게 됐다"고 말한다.) 마침내 '머니(Money)'라는 잡지는 플린트를 미국의 최악의 도시로 선정해 시민들을 분노케 한다. 플린트시가 이러한 악명으로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시청 앞에서 생방송으로 피셔 공장의 폐쇄를 생중계하려던 방송국은 어처구니 없는 방송사고를 내고 만다. 방송 시작 직전에 방송 차량이 도난당한 것. 결국 늘어가는 범죄자를 감당하지 못하게 되자 플린트 시는 5층짜리 최신식 감옥을 신축한다.

마이클 무어는 마침내 주주로 가장하고 GM의 주주총회에 참석하지만 결국 발언권도 얻지 못한 채 총회는 서둘러 끝나고 만다. 즐거워야할 크리스마스 이브가 플린트에도 찾아왔고, 로저를 3년간 찾아 헤매던 마이클 무어도 포기를 생각할 무렵이 된다. 로저 스미스가 사원들에게 성탄 메시지를 보내는 연설을 하는 도중에도 플린트의 부보안관은 그날 3건의 강제 철거가 진행되고 있었다. GM의 성탄절 파티에 긴급 참석한 마이클 무어는 사람들을 헤치고, 막 연설을 마치고 연단에서 내려온 스미스 회장을 만난다. 그는 기습적으로 회장에게 질문을 던진다. "저희들은 크리스마스 이브에 거리로 쫓겨난 사람들을 촬영하다 왔습니다. 그들은 공장 근로자들이죠. 저희와 함께 플린트로 가 보실 생각은 없으십니까?" 회장은 무덤덤하게 이렇게 말한다. "이미 다녀왔고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만, 아는 바가 없습니다. GM이 그런게 아니니, 집주인과 얘기하세요."

{"난 로저를 플린트로 데려오는데 실패했다. 20세기의 끝이 가까워질 수록 빈부의 격차는 심해지고 고향에서 만든 먼지 제거기 덕분에 먼지는 줄어들었다... 새로운 시대가 밝아오고 있었다."}


Roger_And_Me_(1989).smi  Roger And Me(1989)-Michael Moore.torr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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