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시 태연 | 조회 2496 2011.07.14 23:17
“여러분이 나를 증오한다는 걸 알아요. 하지만 나도 여러분을 증오하긴 마찬가지랍니다.” 1987년 프랑스의 거장 모리스 삐알라의 황금종려상
수상소감이다. 영화 <사탄의 태양 아래(Sous Le Soleil De Satan)>의 수상 소식을 접한 관객들이 이에 항의하며
일제히 야유를 보내자 삐알라는 똑같이 야유로 응수했던 것이다. 유사한 사건이 재연될 뻔 했다. 올해 제 58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출품작
<천국의 전쟁>이 그 주인공. 그러나 이것은 다행히 수상자 명단에 들지는 못했다. 영화 속에서 중년 남자와 어린 여인의 알몸을 훑은
뒤 비춰 주는 성화는 신성모독 논쟁을 불러일으키며 관객을 철저히 둘로 갈라놓았고 두 남녀의 파격적인 성애묘사에 관객은 열광하거나 분노했다.
그리고 이 모든 찬사와 비난은 자신의 두번째 영화 <천국의 전쟁>을 들고 올해 칸을 두드린 멕시코의 젊은 감독 카를로스
레이가다스(34)의 몫이었다.
멕시코 장교의 운전수인 마르코스는 아내와 함께 유괴한 아이가 죽자 돌이킬 수 없는 비극을 향해
치닫을 수 밖에 없는 자신의 운명에 몸서리친다. 죽은 아이의 망령에 시달리던 마르코스는 쾌락을 위해 몸을 파는 장교의 딸, 천사처럼 아름다운
여인 아나에게 고백성사를 하지만 이것은 오히려 파멸의 시작에 불과했다. 폭력과 광기로 점철된 사회에서 종교와 그들의 육체에 갇힌 인물들이
감내하는 영벌 이야기. 관능과 영혼에 천착한 <천국의 전쟁>은 현실과 꿈 사이를 배회하는 인간의 갈등을 서정적인 화면으로 조롱한다.
2002년 칸 국제영화제에서 첫 장편 <하폰(Japon)>으로 황금카메라상을 수상하며 예사롭지 않은 등장을 알린 레이가다스는
<천국의 전쟁>에서도 전작에서 보여준 까다롭지만 정제된 미장센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신랄하지만 놀랍도록 아름다운 영화 <천국의
전쟁>과 <하폰> 단 두 편으로 멕시코 영화의 부활을 선언한 카를로스 레이가다스, 이 이름을 기억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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